사적인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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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Spider-Man: Across the Spider-Verse) 역대 최고의 멀티버스!
*이 글은 2023년 6월 21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Spider-Man: Across the Spider-Verse)에 대한 강력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를 감상하지 않은 분들은 필히 감상 후에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스파이더-버스(Spider-Verse) 마블의 멀티버스 사가는 을 기점으로 생명력이 다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토니 스타크를 비롯한 원년 멤버들의 퇴장은 팬덤의 대거 이탈로 이어졌고, 평행우주와 시간여행은 더 이상 신선한 소재가 되지 못한다. 마블 영화 한 편의 빌드업을 위해 장대한 드라마 시리즈가 제작되며, 그 드라마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전에 나온 영화도 봐야 하는 무한 순환 구조. 1기 멤버들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는 만들지 못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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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펜하이머(Oppenheimer) 드디어 엠바고 해제! 국내 '광복절 개봉' 논란의 내막
*이 글은 2023년 8월 15일 개봉 예정인 오펜하이머(Oppenheimer)에 대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첫 전기영화로 돌아온 크리스토퍼 놀란 한국 시각으로 7월 20일 새벽 1시, 의 엠바고가 해제되었다. 이례적으로 개봉 전날까지 관람평 엠바고가 풀리지 않아 우려가 있었으나, 메타크리틱 리뷰 52개 90점, 로튼토마토 리뷰 149개 92점으로 일단 평론가 점수에 한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답게 제작 단계부터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오펜하이머 역을 맡은 킬리언 머피를 비롯하여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케네스 브래너, 플로렌스 퓨, 에밀리 블런트, 맷 데이먼, 라미 말렉, 데인 드한 등 명배우들의 앙상블이 대단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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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래시(The Flash) 축제가 아니라 장례식입니다. 갑자기 끝난 DCEU의 10년
*이 글은 2023년 6월 14일 개봉한 플래시(The Flash)에 대한 강력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를 감상하지 않은 분들은 필히 감상 후에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DCEU의 마지막을 장식한 로 시작한 DC 확장 유니버스(DCEU)가 로 막을 내렸다. 플래시 역을 맡은 에즈라 밀러의 범죄 행각 및 사생활 논란에도 불구하고 왜 DC가 배우 교체 없이 개봉을 강행했는지 납득이 간다. DCEU의 10주년과 마지막을 명예롭게 마무리하고 리부트 세계관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기 위해서는 의 성공이 절실히 필요했을 것이다. 그의 인간적인 됨됨이와 별개로, 사생활 리스크를 안고서 이를 오로지 연기만으로 돌파한 점은 퍽 대단하다. 10대 학생과 사회초년생을 오가는 섬세한 1인 2역 연기와 특유의 캐릭터 표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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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커> '할 수 있는 최선의 것'
할 수 있는 최선의 것, Best that you can do, 크리스토퍼 크로스의 노래 'Arthur's Theme'의 부제이다. 이 곡은 영화 의 주제가로 82년 아카데미에서 주제가상을 받았던 곡이다. 영화는 주인공 아서가 약혼녀와 웨이트리스 사이에서 자신의 사랑의 무게를 두고 저울질한다는 내용이다. 나는 이 노래를 아버지를 통해 어렸을적 알게 되었다. 섬세한 미성, 전혀 힘들이지 않고 올라가는 고음, 반면에 퍽 갈등이 첨예한 가사.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세상에서 제일 부드러운 고뇌가 아닐까. 영화 속 아서가 엄청난 재벌가의 금수저임을 알고 듣는다면 이보다 영화에 더 잘 어울릴 수가 없을 것이다. 자신의 고민을 마치 남의 것인냥 위에서 관망하는 느낌을 주는 목소리, 너무나도 쉽게 올라가는 고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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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누구에게나 여름만 되면 떠오르는 무언가가 있다. 더위를 그다지 타지 않는 내가 유난히 더워했던 2010년 그 해 여름, 그때 마셨던 아이스커피, 그리고 그 아이스커피를 책상에 흘려 몇 년동안 얼룩이 졌던 일. 나는 이런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 얼룩은 정말 오래도록, 내 개인적인 공간에 머물렀다. 다리를 꼬고 인터넷을 할 때도, 정자세로 공부를 할 때도, 내 방에 앉아 있기만 하면 키보드 아래 커피얼룩이 희미한 냄새와 함께 나를 맞았다. 그것은 결코 잘 지워지지 않았고, 심지어 내 방 책상 위엔 유리 커버가 올려져 있었기에 커피가 유리틈 사이로 침투해 몇 달동안 제대로 마르지도 않았다.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싶다. 여름마다 생각나는 애니메이션임은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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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보세요. 두번 보세요!
자, 오늘부로 육룡이 나르샤가 종영했다. 극본을 같은 제작진이 맡은 뿌리깊은 나무와 연결되는 부분이 너무나 많은 드라마였다. 물론 그것들은 모두 고의적인 연결 코드였다. 일종의 '역사 시리즈물'인 셈이다. 일일히 설명하려면 너무 많아서 벅차다. 일단 당장 생각나는 것들만 논하자면 분이와 이방지의 어머니가 몸담은 무명, 그 무명의 시초는 염종과 문노로서 이는 또한 같은 극본진의 선덕여왕에서 시작된 것이며, 무명은 뿌리깊은나무엔 나오진 않지만, 육룡에서 나온 정도전의 신권정치를 계승하고자하는 비밀조직 밀본은 그대로 뿌나에서도 이어진다는 점! 오늘 마지막화가 방송됐으니, 또 그걸 위주로 얘기해보자 윤균상의 '무사ㅡ 무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명을 수행할 것입니다.' 는 훗날(뿌나에서) 조진웅의 '무사ㅡ 무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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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글쓰기
정치를 왜 광역적 의미로는 생각하지 않는걸까?
학교 교양 수업으로 디자인관련 수업을 듣는다. 엊그제였나? 교수의 말이 날 분노하게 만들었다 '저는 정치가 미술에 절대 개입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아.. 이 얼마나 짜증나는 상황이냐. 물론 개개인의 생각이 다를수도 있다고 보지만 내가 돈내고 다니는 학교의 수업, 내가 점수를 받아야할 교수가 저런 말을 하니까 화가 났다. 정치를 왜 이렇게 협의적인 의미로만 생각할까? '정치'라는 단어가 현 시대에 주는 어감은 답없는 진영논리 비스무리한 것에 지나지 않는걸까? 우리가 입는 것, 먹는 것, 보는 것, 살아가는 모든게 정치에 관련되어 있다. 그런데 어떻게 미술에 정치가 하나도 개입되지 않을 수 있나. 광역적 의미의 '정치'에서 정치적이지 않은 미술작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 그럼 교수는 협의적 의미로만 생각..